"경험이 집중을 만든다"
여러 번 언급했지만, 한터낚시터는 바닥이 답이다. 6미터의 깊은 수심이 여러 가지로 송어의 은신과 회복처 역할을 하는 것 같다. 그리고 바텀을 공략하면 늘 좋은 결과를 보여준다. 바닥에서 한 가지 패턴만으로도 평균 20~30수의 송어를 만나게 되니 — 바닥이 답이다.
그런데 이번 시즌, 첫 번째 난관에 봉착했다. 많고 적고의 차이는 있지만 늘 안정적인 반응을 보여왔던 바텀에서 전혀 반응이 없었고, 그 해결책으로 마이크로 님핑으로 상층권 공략을 통해 난관을 극복했다. 3/29 조행기 참조 →
이번 낚시를 앞두고 주중 내내 4월 꽃샘추위에 전날과 그전날 비까지 내리면서, 이전 낚시에서 얻은 마이크로 님핑의 힌트를 수정해야만 했다. 그래서 다시 바텀권 채비와 중층권 채비로 전략을 수정해 놓았던 것!!
4 · 11 채비 라인업
1번, 2번 채비로 시작한 낚시는 예상대로 적중했고, 오전에 벌써 30수를 찍었다. 조금 다른 경험이었던 것은 — 이른바 발밑 킬존에서는 물론이고 10~15미터의 중거리에서도 뚜렷한 입질을 받을 수 있었다는 것. "느나!!" 6미터 깊은 수심인데, 거기다 멀리서 끌고 오니... 그 손맛이란!
"바닥이 답이다 — 그리고 그 답을 아는 것이 경험이다."
"인터미디어트 라인의 재발견"
인터미디어트 라인도 풀싱킹 라인이다 보니 리트리브가 그 운영의 핵심이다. 리트리브를 해야 하니 사용하는 플라이도 리트리브용으로 설계된 패턴을 사용하게 되는 것이고...
그런데 말입니다. "경험이 집중을 만든다"고 했지 — 인터미디어트 라인에 마이크로 님핑의 색을 입혀 본 것!
원래 네이키드 님핑이라는 기법으로 작은 Chironomid를 4~5미터 깊은 수심에 사용하는 것을 봐왔다. 그렇게 인터미디어트 라인의 재발견! 풀카본 롱리더(15ft)에 Chironomid Larva를 달고 — 캐스팅 후 즉시 아주 느리게, 천천히, 한 꼬집씩 끌고 오면서 마이크로 님핑을 시작해 본 것!!
"사실 이 라인을 구매한 지 2년여 만에 첫 수를 올리게 된 것 — 늦었지만 찾았다."
아주 많은 마릿수는 아니지만, 오늘 낚시의 부장원급이다. 워낙 활성도가 좋아서인지 — 쾅하는 입질에 그 손맛이 아주 일품이다. 이제 앞으로 인터미디어트 라인을 자주 사용할 수 있을 것 같다.
"니가 오늘 장원이다!"
이미 같은 성격의 훌륭한 채비가 있다. T&T Paradigm 905-4 + Rio Elite Gold Classic WF5F — 캐스팅, 턴오버, 섬세함, 훌륭한 손맛... 리그 최고의 마이크로 님핑 채비다.
그런데 우연찮게 중고 매물을 보게 되었다. T&T Helix 863-4(#3, 8.6ft). 마침 라인을 하나 가지고 있는데 — Rio Elite Technical Trout WF4F. 이 둘의 궁합이 맞을 것 같다는 예감이 들었다. 그렇게 손에 쥐게 된 20년도 넘은 오래된 로드를 들고 실전 테스트에 나선 것.
사실 날씨 예측으로는 상층부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었고, 그래서 로드는 그저 테스트용이었는데 — 12시를 지나면서 거짓말처럼 잿빛 하늘이 걷히고 해가 나기 시작한다.
혹시나 하는 심정으로 캐스팅을 시작했는데... 일단, 감이 너무 좋다. 라인도 스무스하게 잘 날아가고, 무엇보다 턴오버가 아주 예술이다. 10미터 근방까지는 아무런 노력 없이도 그대로 날아간다.
이날 내내 미친 듯 봄 똥바람이 불어댔고, 마침 자리가 뒷바람이어서 그나마 낚시가 가능했지 싶은데 — 거기에, 이내 다분할 인디케이터로 장착한 Strike Putty가 쭉~ 하고 빨려 들어가면서, 한수, 두수, 세수......
"카본 6X 티펫으로도 충분히 랜딩이 가능할 정도로 로드의 휨새와 라인의 탄성이 아주 잘 버텨주었다."
이래저래 이 장비로 20여수는 하지 않았나 싶다. 이참에 이걸 메인으로... ^^* 그렇게 아주 찐한 경험을 안겨준 — 니가 오늘의 장원이다!
그리고 오늘 하나의 흥미로운 에피소드가 있었다. 다분할로 장착한 Loon Bio Strike Putty — 이른바 떡마커를 송어가 여러 번 공격해댄 것. 주변 다른 낚시인의 마커는 아무도 건드리지 않는데, 유독 이것만 반복적으로 공격하는 것이 분명히 눈에 띄었다. 사실 이전에 OROS Indicator XM(8mm) 사용 때도 비슷한 경험이 있었던 터라... 뭔가 이유가 있을 것 같다.
몇 가지 가능성을 생각해 보자면 — Bio Strike Putty의 형광 소재가 UV 환경에서 수중으로 빛을 방출하고 있을 수도 있고, 마이크로 님핑 리트리브 중 putty가 미세하게 움직이면서 수면 위로 올라오는 대형 퓨파처럼 인식됐을 가능성도 있다. 이것만으로 단정짓기는 이르고 — 몇 번 더 추적해서 경험을 더 쌓아봐야겠다.
"니가가라 하와이~ 다음엔 너다!"
바람만 아니었으면 더없이 좋았을 걸... 미친 듯이 불어대는 봄 똥바람 탓에 애도 많이 먹었다. 그나마 등바람 위치여서 낚시 정도가 가능했지만, 여러 번 리더가 꼬이고 엉키고... ㅠㅠ
그러다 보니 4번 채비(SA Infinity + Sage R8 Core)를 테스트할 여력이 없는 거다. 게다가 다른 채비로도 충분히 낚시가 가능하니 더더욱... 그래도 데리고 왔는데 — 물구경은 시켜줘야 않겠나.
마지막 30분을 이 채비에 투자하기로 하고, 캐스팅!! 와— 역시 공부한 대로 인피니티 라인은 패스트 액션 로드에 걸어야 잘 맞는 것 같다. 이것도 15미터 정도는 큰 노력 없이도 잘 날아간다.
작은 밋지 라바를 달고, 마이크로 님핑 기법으로 캐스팅 후 10카운트... 그리고 아주 느리게 끌고 오는... 쾅, 쾅, 쾅 — 3번의 큰 입질을 받았고, 그 한 번은 끌고 오다 떨어졌다. 얼굴을 볼 수 있었으면 좋았을 걸...
"그래도 이것만으로도 이 장비의 가능성을 충분히 확인했으니 — 다음엔 니가가라 하와이!"
Closing Note
꽃샘추위와 이틀간의 비. 예측은 불안했지만 준비는 탄탄했다. 날씨 추이를 읽고 채비를 수정했고, 수정된 전략이 현장에서 그대로 적중했다.
인터미디어트 라인의 재발견, T&T Helix의 화려한 데뷔, SA Infinity의 가능성 확인. 하루에 세 개의 발견이 담긴 날이었다.
그리고 58수. 숫자보다 더 무거운 것은 — 경험이 집중을 만들고, 집중이 결과를 만든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한 하루였다.